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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탈 이야기 Vol.2 [정치/교육] 외고 폐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31. 13:23


사실 이 글은 10월 21일경, 국감에서 한 의원이 의치전문대 진학 이야기로 뭐라 한 것에 대해서 교육제도가 한심함을 개탄하며 쓴 글인데요.  약간 바꿔서, 현재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외고 폐지 논란에 대해서 한마디 해 보려고 합니다. 조금 무거운 주제에요 : )

일단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기사 하나로 시작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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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감] 카이스트 의대 진학관련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KAIST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춘진 의원(민주당)은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의학전문대학원·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KAIST 졸업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입학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9학년도에 최초 입학생을 받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입학생 88명중 18%인 12명이 KAIST 졸업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2005년 입학생 88명중 7명, 2006년 입학생 87명중 8명, 2007년 입학생 89명중 11명, 2008년 입학생 92명중 12명, 2009년 입학생 91명중 12명이 KAIST 졸업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한국과학기술원법에 '산업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분야에 관해 깊이 있는 이론과 실제적인 응용력을 갖춘 고급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정책적으로 수행하는 중·장기 연구개발과 국가과학기술 저력배양을 위한 기초·응용연구를 하며, 다른 연구기관이나 산업계 등에 연구지원을 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을 설립한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고급과학기술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를 산출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다른 대학의 입학 현황 까지 포함하면 KAIST 졸업생의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자 숫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이것은 KAIST 설립 취지에 반하며, 국가 과학기술인재 양성에도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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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102009160918305 : 09/10/20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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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아실 것도 같네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국가가 특수 한 목적을 갖고 설립하여, 특수한 교육혜택을 제공하는 특수목적고,  특수목적 대학교 라는 교육기관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외고와 카이스트(이하 카이 혹은 카모대). 그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 국가가 원하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다, '외고'는 입시'시장'의 핵이기 때문에, 훨씬 더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대학교육은 교육시장의 자본이동과는 거리가 좀 멀죠.

  왜? 도대체 왜 국정감사에서 카이 이야기가 나왔는지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되죠. 카이는 보통 대학교가 아니죠. 그냥 잘한다는 의미에서 그런게 아니라, 법적으로 카모대 학생들은 카이스트 특별법을 적용받죠.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남성의 경우에 군복무 문제인데, "국가에 긴히 쓰일 뛰어날 인재들이니 공부를 더 하거라"는 의미에서 졸업만 제대로 하면 "병역특례시험"을 치지 않아도 그 자격이 생깁니다. 그럴 정도로 국가에서 신경 쓰는 만큼 잘 하길 바라는 것인데, 지금 진학 비율을 보니 큰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국감에서 이야기가 나온거죠.

  근데 이게 카모대 학생들을 욕할 꺼리가 절대 안됩니다.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어요. 분명 정말 의사가 되고, 약사가 되고 싶은 학생도 있겠죠.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수입"을 원해서 의사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죠. 사실 저 문제가 하루이틀 문제도 아닌데, 대뜸 국감에서 꺼낸 후에 대책없이 사라지는 의원님이 밉네요.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국가가. 저 인재들을 정말 저런 방향으로, 저렇게 클 사람들만 지원하게 하려면 딱 한가지 방법을 적용하면 간단히 다 끝납니다. (+), (-) 인센티브 적용. 개인의 진학에 관한 자유를 방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은 그러한 목적이 있는 고등학교에, 대학교의 설립취지를 이해하고, 그렇게 대답하고 들어온 사람들이죠. 그렇다면 적어도 그정도 제약정도는 받아도 합당한 것 아닌가요? 합격 하면 뒤돌아 서서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목적성이 있다면 그에 대한 제도를 마련해야죠.

  그러나 그게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죠. 그게 문제가 된다면 아예 진학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개인의 진학에 대한 자유 문제가 더 논란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확실한 건 목적성에 반하는 진학은 지양하도록 제도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카이의 경우에, 국가는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과학기술자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고, 그 선두에 카이를 기대하고 있는 것일 텐데. 아쉽게도, 그 카이에는 꿈이 의사인 사람도 있고, 안정적인 직장과 가족을 위하는 사람도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럼 뭐 의치전문대로 많이 가겠죠.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꿈이 다른 쪽이며, 안정된 직장을 원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른 대학에 가서 열심히 하게 하고. 확실히 과학기술자의 길을 걸을 사람들은 카모대에 들여서 잘 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럴 계획이라면 확실히 제약을 걸어야 하는 것이고요.

  외고의 경우에, 제약이 필요 없을때가 생길지 의문이네요. 그런 제약이 가장 심하게 필요한게 외고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외국어 잘하고 그런 방면의 인재를 키우고 싶다면 그런 제약을 해야 할 텐데. 대학 모두 다 자기 맘대로 갈 수 있도록 놔두면 누가 힘든 길 가려고 합니까. 꿈과 열정이 강한 사람이 간다고 대답하신다면, 지금은 꿈과 열정이 강한 사람이 없어서 잘 안 가니, 그러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 제약을 심하게 걸어야 한다는 말이죠. 힘든 길을 각오하고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저는 단순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 외고 다니는 사람들과, 기존의 입시시장의 반발과, 정치적인 문제들, 여러 어려운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는 하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랏님들은 그걸 하셔야 합니다. 정치가 다 그런거 아닙니까.

  정말 국가적으로 봤을 때, 외국어 잘하는 인재가 필요하다면 외고를 존속시키고 제도를 견고히 하며, 필요 없다면 없애는 것이 지당합니다. 그러나 이 당연한 이야기가 이상적인 것으로,  꼭 옳은 것만으로도 취급되지 않는 이 세상이 아이러니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김삿갓의 시시비비시의 풀이를 따서 옮겨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요, 또한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 함이 꼭 그른 것만은 아니니.
이것이 곧 옳고 그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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