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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눈물: MBC가 준비한 명품 다큐멘터리

탓치 2009. 12. 21. 22:37
놀라웠다.

2008년, 점점 사라져가는 북극의 모습을 깨끗한 화면에 담아 우리나라 4800만 국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북극의 눈물>을 보았을 때, 나는 그저 놀라웠다. 하얗다는 말로도 모두 표현할 수 없는 냉기와,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동시에 지닌 북극의 땅.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우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사냥은 때론 너무 가혹하게도 보였고, 문명의 탈을 쓴 나는 겉으론 그들을 이해한다고 큰 소리 떵떵치면서 속으론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나에겐 언제나 완벽히 조리된 최종 결과물만이 제공되었으니까.


유독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던 나에게 MBC에서 제공하는 생생한 장면들은 단비가 되어 주었다. 때론 잔혹함에 눈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어디 사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에 눈 돌린 적 있었던가. 인간도 결국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기에 이보다 좋은 화면이 어디있을까. 결국 우리도 먹기 위해, 살기 위해 투쟁하는 동물인 것을.

하지만 북극의 사람들은 '문명과 먼'이란 말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옷도 두툼하게 껴입고 있고, 차도 타는 데다가 사냥 도구들도 충분히 문명의 손이 닿아보였다. 저기 북쪽은 '오지'라기 보다는 '이지'라고 하는 게 옳아 보였다. 이질적인, 그러나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가깝게 와닿을 수 있는 그들의 문화였다.

하지만, MBC에서는 2009년, 또다른 다큐멘터리를 들고 나타났다. <아마존의 눈물>이 그것이다.


아마존. 지구의 젖줄이며 세계 산소 공급량의 20%를 차지하는 막대한 산림을 보유한 지상 최대의 낙원(물론 동식물, 곤충 들에 대해서)이다. 그곳에서 나는 진정한 오지를 보았다.

십여 년 전, 우리가 웃음거리고 삼았던 펩시 콜라 병을 들고 도시를 찾은 영화 <부시맨>의 주인공 부시맨은, 매우 희극적인 도구로 사용되었다. 촌놈의 서울 분투기를 넘어, 비문명인의 문명 분투기는 분명 사람들에게 큰 웃음으로 다가갔으리라. 하지만 이 영화에서 원시 부족 사회의 진면목을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일 뿐더러, 무엇보다 찍기 힘드니까.

2009년 12월 18일, 프롤로그 두 편을 포함하여 총 5편의 <아마존의 눈물>  중 첫 편, 프롤로그 <슬픈 열대 속으로>가 방영되었다. 앞으로 방영될 세 부의 스토리, <1부. 마지막 원시의 땅>, <2부. 낙원은 없다>, <3부. 불타는 아마존>의 시작을 끊은 이 프롤로그는 전작 <북극의 눈물>이 기록했던 시청률을 가뿐히 넘으며, 큰 관심을 득하였다. 이는 전작의 완성도에 큰 감명을 받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증거다. 나 또한 아마존의 생생한 모습을 제공해줄 이번 다큐멘터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옷 한 벌도 걸치지 않은 순수 알몸의 그들은, 노출의 거리낌이 없는 듯, 즐겁게 그리고 해맑게 웃고 있다. 오로지 사냥과 가족, 그리고 결혼에 대한 걱정만을 지닌 그들의 모습에서 먼 옛날의 우리 모습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원시 부족 사람들은 그저 그 곳에 살아가고 있다. 경쟁과 진보를 인생 최대의 목표로 설정한, 아니 어쩌면 자연스럽게 설정되어 버린 맹목적인 목표를 좇아 쉼없이 달리는 현대인에게, 그저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은 이해를 구하지도, 도움을 바라지도 않는다. 3부에서 나오겠지만 개발로 인한 아마존 산림 파괴는 그들의 먹거리를 위협하고, 1980년 대 문명이라는 이질을 접한 그들은 생소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들은 그저 가만히, 가만히 내버려 두기를 원하고 있다. 과연 MBC의 이번 위대한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이며, 이 영상을 두 눈 가득 담은 우리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기대하길 마다 않는다.

+덧) 허여멀건하게 털이 벗겨진 원숭이 고기를 보고 신인 풍습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원숭이를 구워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오해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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