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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 또 다시 세상을 구한 영웅, 윌 스미스

탓치 2009. 11. 2. 20:30


이제 2009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수능도 10일 정도 남았고, 수능을 시작으로 고3들은 대학 정시 준비를 하느라 바쁠 것이다.

1.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를 택하다.

재작년 이맘 때쯤, 수시로 대학을 확정지은 상태였던 나와 친구들은 영화 한 편을 보러 나섰다. 어떤 영화를 봐야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나선 탓에, 고민고민 끝에 선택한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였다.
나는 전설이다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2007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출연 윌 스미스, 앨리스 브라가, 찰리 타한, 샐리 리차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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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이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황금나침반(Gold Compass)>을 보자는 의견이 강세였다. <물랑루즈(Moulin Rouge), 2001>와 <디 아더스(The Others), 2001>에서 너무나 매력적이고, 영화를 이끄는 main character로써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의 모습은, <황금나침반>에서도 너무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어린이를 위한 영화다’, ‘책과 비견할 바 못된다.’ ‘유명 배우들 출연 시간이 너무 적다’ 등의 신랄한 평을 보아온 나는 극구 반대했고, 결국 상영시간이 두 시간이나 남은 <나는 전설이다>로 낙찰 되었다. 작년에만 해도 6000원 밖에 하지 않았던 영화표를 통신사 카드로 할인받아 5000원에 사는 행운 아닌 행운까지 누릴 수 있었다.

2. 흥행 보증 수표 'Will Smith'

주인공 네빌 박사로 열연한 윌 스미스를 처음 접한 것은 <맨인블랙>에서였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그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후 2006년 작 <행복을 찾아서(Persue of Happiness>에서 '잘생긴 남자 배우'가 아닌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여주었던 그를 연기자로써, 한 인간으로써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그가 런타임(Run time) 한 시간 사십 분의 대부분을 홀로 연기했다는 <나는 전설이다>는 2007 하반기 보지 않아선 안 될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윌 스미스의 연기는 주목할만 하다. 그는 SF영화 <맨인블랙>, <맨인블랙 2>에서 다소 가벼운 배역을 맡았다. 그러다 <행복을 찾아서>에서 아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바라는 바를 이뤄내는 강인한 아버지상을 연기했다. 콧수염을 길렀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로 나오는 여배우와 나이차가 부쩍 나보이는 탓에 오히려 '아들'이라고 하면 좋았으리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맨인블랙>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진정한 연기자로써의 모습을 드러낸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전설이다>에서 그는 더 많은 것을 추구한다. 거의 한 시간을 유일한 생존자인 네빌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눈빛으로 말하는 법을 터득한 윌 스미스. 그의 외로운 독주를 돕기 위한 영화 속 장치는 그를 더욱 돝보이게 한다.

3. 영화의 이모저모

영화는 뉴스의 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홍역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변형시켜 암을 정복했다는 한 여성과학자의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나중에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전염이 되며, 몇몇 사람들은 애초에 면역이 되어 있다는 설정에 걸맞은 설명이라 하겠다. 홍역 바이러스도 같은 성질을 가지니까.

이 영화의 압권은 단연 뉴욕시의 텅 빈 모습이다.
New York Sity는 변형된 바이러스가 인간을 좀먹기 시작한 첫 장소이자, 주인공 네빌 박사(윌 스미스 분)가 가족을 잃고, 그의 외롭디 외로운 삼년간의 시간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바쳤던 공간이다. 실제로 뉴욕시를 통제하여 촬영했다고 하는 뉴욕시의 공허함은, 텅빈 거리를 향해 골프채를 휘두르는 네빌(윌 스미스)의 여유로운 모습과 묘하게 어울린다. 물론, 그러한 여유는 가게에 세워둔 마네킹과 대화하는 행위처럼 '외로워서 미치지 않기 위한 연기, 혹은 거짓된 행동'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1. 마네킹: 외로움을 달래고,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을 되찾기 위한 장치. 후에 윌 스미스가 함정에 빠지게 된 이유로 활약(?)하기도 한다.

#2. 샘의 죽음: 윌 스미스와 더불어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연기천재 샘(개, dog다.) 유일한 동반자이자 3년간 자살의 유혹으로부터 그를 지켜주었을 샘이 감염되었음을 깨달았을 때, 윌 스미스를 품에 안은 샘의 목을 조른다. 폭력성을 드러내며 발버둥치는 샘을 끌어 안은 윌 스미스의 눈과 굳게 닫은 입술. 아마 여자 관객들 여럿 울렸을 거다.

시간은 '현재'와 3년 전 '과거'를 넘나든다. 이러한 시간 구성은 <어거스트 러쉬(Agust Rush)>에서도 쓰인 바 있다. <어거스트 러쉬>에서는 창문이 현재와 과거의 다리 역할을 했다면, <나는 전설이다>는 꿈을 도구로 삼았다. 네빌은 꿈에서 삼년 전 가족을 잃은 그 때를 반복해서 본다. 네빌은 아침, 손목시계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꿈의 고통에 못 이겨 일어난다. 일어나고, 일어나고. 자신 외에 생존자가 있었음을 안 그 다음 날 아침을 제외하곤 언제나 꿈에 시달린다.

사실 이러한 시간 구성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시간 순으로 사건을 배열하지 않고 이 흐름을 뒤틀어 놓는 것은, 1) 정보의 제공을 제한함으로써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기능과 2) 영화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사실들을 시기적절하게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만일, 이러한 구성이 엉성하거나 억지스럽다면, 설명조의 영화로 변해버리기 쉽다.

사실 꿈은 이런 구성에서 편히 쓸 수 있는 도구이다.
1박2일에서 MC몽은 '악몽을 꾸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깨어나 꿈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을 연기함으로써 자신의 연기가 형편없음을 증명하였다. 이미 '꿈'이란 통로는 대중들에게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통로로 인식되어 왔고, 영화에서도 충실히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어거스트 러쉬>에서는 좀더 자연스러운 방법을 사용한다. 악몽을 꾸다 '악!' 하며 깨어남에는 불연속적인 장면이 필수적이지만,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현재'에서 부모들의 이야기로 넘어갈 때, 카메라의 시점이 창문으로 향하여 자연스럽게 장면전환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진 않지만 특출나다. 영화를 볼 때,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고, (1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는데!) 독자들에게 충분히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다. 물론 <어거스트 러쉬>가 다분히 서사적인 영화였기 때문에 창문이란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단 점은 고려해야 한다.

4. 호탕한 남자, 윌 스미스(Will Smith)

끝으로 윌 스미스가 2007년 12월 7일, 영화 홍보를 위해 찾은 홍콩 기자회견에서 묻고 답한 내용을 달아볼까 한다.


※ 저 호탕함을 보라!

―네빌 역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약 800시간동안, (각본 겸 제작자인) 아키바 골즈만과 함께 모든 장면 하나 하나를 논의했다. 네빌 역을 위해 15㎏을 뺐는데, 영화 촬영 내내 이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질병 관리 본부를 직접 찾아가 바이러스에 대해 조사하기도 했다.”

―원작인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 소설은 이미 2차례나 영화화됐는데.

“하나의 작품이지만 해석은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다. 또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발전한 기술로 훌륭한 볼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잡초가 자라나 정글처럼 변한 텅빈 뉴욕시는 옛날이라면 만들 수 없는 장면이었다. 더 넓고, 더 크게 관객들 앞에 내놓았다.”

―혼자 남은 자의 내면과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액션을 한꺼번에 소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보통 여름에는 큰(big) 영화를 개봉하고 가을에는 좋은(good)영화를 개봉한다. 흔히 큰 영화는 어떤 상황,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다루고, 좋은 영화는 그 상황에 던져진 인물의 반응과 내면에 집중한다. 우리는 겨울에 두 요소를 합한 크고 좋은 영화를 만들려 했다. 액션, 철학, 내면 심리를 모두 다 표현하려 했다. 내가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성공작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유일한 가족인 개를 구하기 위해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사랑하는 개를 살리기 위해 따라 들어가야할지, 두려움 때문에 포기해야 할지, 갈등한다. 이것은 우리 일상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둠이란 모르는 삶,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곳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어둠 속으로 탐험을 나선다.”

―‘행복을 찾아서’는 아들 제이드와 함께, 이번 영화에서는 딸 윌로우와 함께 출연했는데.

“제이드는 카메라를 싫어하지만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니 뎁 같다. 윌로우는 카메라를 너무 너무 좋아한다. 안젤리나 졸리같다. 내가 가장 잘 아는, 그래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아이들이 일을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나역시 나의 직업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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