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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009): 아, 3d로 볼 것을!

탓치 2009. 12. 28. 22:26
때는 12월 23일, 명동이었습니다.

친구가 (여기 블로그에서 NBA관련 포스팅을 하는) 아디다스에서 코비 저지를 구입한다 하기에 함께 찾아갔습니다. 저지 사는 것을 구경하고 또 다른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되어 있었는데요, 오래간만에 명동에 온 김에 명동 씨너스에서 <아바타(Avatar)>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SKT 데이터존프리135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에, 영화 티켓을 할인 받아 두 명 티켓을 7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이 참 좋더군요.

하지만 영화관에 들어서자 기대는 약간의 실망과 약간의 당혹감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1. 스크린이 너무 작다.
2. A열이 맨 뒤다.

영화 관람에 있어, 큼지막한 CGV 상영관에 익숙해져서 인가요, 아니면 유독 명동의 스크린이 (땅값 때문에?) 작았던 건가요. 스크린이 너무 작아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각도를 스크린이 커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또한 특이했던 것이, 명동 씨너스의 좌석은 A열이 맨 뒤였습니다. 보통 A열은 맨 앞에 위치하고 있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도 하나의 고정관념일 뿐이었다는 가벼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1. 출연진


Sam Worthington ... Jake Sully

Zoe Saldana ... Neytiri

Sigourney Weaver ... Dr. Grace Augustine

Stephen Lang ... Colonel Miles Quaritch

Michelle Rodriguez ... Trudy Chacon

Giovanni Ribisi ... Parker Selfridge
위는 www.imdb.com 에서 담아온 출연진 들입니다. <Terminator Salvation(2009)>에서 인간성에 대해 고민하는 터미네이터로 열연했던 Sam Worthington을 남자 주인공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Zoe Saldana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또한 한국 사람들에게 <에일리언> 시리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잠적하셨던 Sigourney Weaver도 나이를 속일 수 없는 듯, 박사 역으로 한 발치 뒤에서, 하지만 그 여유로운 웃음은 고이 간직한 채로 등장합니다.

사실 그렇게 화려한 캐스팅은 아닙니다. 주인공인 Sam Worthington의 필모그래피만 보더라도 그리 눈에 띠는 작품이 없습니다. 물론 제 영화 편력이 작용했을 수도, 아니면 한국인의 사랑을 받을만한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동시 개봉이 이제 별스런 일이 아니게 된 헐리우드에서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익은 출연작이 없다는 것은 의외입니다.

Joe Saldana는 더욱 '덜 알려진' (지극히 개인적이긴 하지만) 인물입니다. 사실, Sigourney Weaver를 제외하고선 한국에서 그리 알려진 배우는 없습니다. Giovanni Ribisi가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극중 피비(리사 쿠드로)의 특이한 남동생으로 출연하여 어리벙벙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기에, 한국 사람들, 특히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겐 많이 알려져 있을 겁니다. <프렌즈>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영화에 진출했다는데, 흠,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이는 군요.

결국 아바타는 흥행성을 캐스팅이 아닌, CG에서 (즉, 볼거리에서) 얻어내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만든 영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2. 볼거리, 그리고 스토리

자, 이제 아바타가 그렇게 주목 받았던 이유, 볼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제임스 카메론, 하면 <다크 엔젤>이 떠오릅니다. 제시카 알바의 바코드 찍힌 뒷목과 고양이와 같은 몸놀림, 그리고 다리를 못 쓰는 남자(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와의 로맨스, 모든 것이 설레고 또 설레서 눈을 뗄 수조차 없었던 그 드라마! 물론 그 전 1999년에는 그 유명한 <타이타닉(Titanic)>의 연출을 맡았었죠. 이래저래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죽하면 아바타의 광고를 '누구누구 주연'이 아닌,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을 걸고 진행했을까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타이타닉>은 년도가 년도이니만큼 타이타닉 호의 침몰 장면에 약간의 Blur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원근감을 표현한 것이다, 라고 주장하겠지만 확실히 CG로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 아닐런지요. 아 물론 그들의 연출력은 대단했고, 어렸던 제가 악몽까지 꾸게 만들 정도로 확고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아바타>의 선명하고 또렷한 그래픽과 비교하다보니 그마저도 흠집을 잡게 되네요.

 

<아바타>의 절정은 물론 전투 장면입니다. 빈약하고 뻔한 스토리야 많은 블로거 분들이,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서 널리 알려졌을 겁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제한다고 해도 섬세하게 디자인된 무기와 비행정, 그리고 미래형 헬리콥터(!!!!!!)는 저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제이크 설리가 맞붙은 판도라 행성의 야생 동물들은 또 어떤가요. 그 근육의 움직임이란!

물론 제가 따지고 또 따지는 영화의 구성과 스토리를 흠잡자면 한 둘이 아닙니다.
1. 아바타, 라는 제목과는 달리 자아에 대한 주인공의 혼란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을 뿐더러
(고작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라던가 "무슨 짓이냐, 제이크"라는 자책섞인 혼잣말로 자신이 설 자리가 어디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의 심정을 전달하려 한 것인가요?)
2. 지구에 두고온 자신의 모든 것을 내팽개칠 정도로 주인공의 정의가 확고해질 때까지의 과정을 그저 '이성과의 즐거운 시간'으로 표현한 무책임함은 또 어떤가요.

그래도 판도라 행성 최고책임자(Giovanni Ribisi 분)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는 점은 마음에 들더군요. <G.I.Joe>에서 이병현을 만화적인 순수한 악인으로 만들어버린 편집자들보단 나았습니다.

 3. 총평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심각하게 미간에 주름을 잡아가며 "이 영화는 이 부분에서 아쉬웠어." "스토리를 조금만 보강했으면 좋았을거야."라며 재미없는 이야기를 내뱉는 재미없는 어른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재밌었습니다. 3D로 다시 보고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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