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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디션: 나는 그들에게서 반짝이는 땀을 보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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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디션: 나는 그들에게서 반짝이는 땀을 보았다.

건강한 탓치 2010. 1. 2. 08:00

추운 날이었습니다.

신정이어서 그럴까요, 1호선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빈 자리가 많아 널럴하였기에, 끝자리에 냉큼 앉았습니다. 따뜻하더군요, 지하철 의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구 동대문운동장역) 2번 출구로 나서니 친구가 보입니다. 2번 출구까지 가는데 왜그렇게 멀고 바람이 쌩쌩 불던지, 내복을 입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목도리에 장갑까지 끼고 왔음에도 찬 바람이 쌩쌩, 옷 속으로 불어들어왔습니다.

 1. 뮤지컬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

오늘 보기로 한 연극은 뮤지컬 <오디션>입니다. 충동적으로 보게된 연극이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충무아트홀 앞으로 도착했습니다. 2004년에 개관했다고 알리는 표지석이 입구에 놓여있고, 역시나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만큼, 깔끔한 외관을 하고 있더군요. 덧)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구 동대문 운동장역) 2번 출구로 나와 300m 정도 직진하면 왼편에 충무아트홀이 있습니다.

자동문을 지나 안내 데스크 앞에서 위치를 물어볼까 잠깐 고민한 뒤, 그냥 표지판이 이끄는 대로 지하로 향했습니다. 지하에 매표소(?)가 있다고 쓰여있었죠. <맘마미아>, <노트르담 드 파리>와 같은 대단위의 뮤지컬을 관람해 본 경험 밖에 없는 저는 놀랐습니다. 홀에 관객들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직 뮤지컬이 시작되지도 않았고, 기대감에 들뜬 관객들이 여기저기 모여 이야기를 나눌 법도 한데, 한 곳에는 여학생 둘이 수다를 떨고 있고, 한 쪽 구석에는 노부부가 벽에 붙은 캐스팅 자료를 훑고 계셨습니다.

"곧 뮤지컬 시작하겠습니다. 모두들 들어가 주세요."

화장실을 다녀오니 안내하시는 분이 공연장으로 관객들을 이끌더군요. 표를 2, 3주 전에 예매하긴 했지만 현장 수령이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매표소에서 표를 받아두었더랬습니다. 표를 꼭 쥐고 안내하시는 분에게 다가갔습니다. 자리 안내를 해 주시더군요. ... '응?' 맨 앞자립니다. 더군다나 한 가운데 자리입니다. 이런, 좌석임의배정을 선택했다더니, 맨 앞이 왠 말입니까. 더군다나 첫째줄에 남자는 저 혼자 뿐입니다. 아하하. 결국 전 뒤 쪽 여자 분을 위해 엉덩이를 앞쪽으로 쭉 빼놓고 연극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연극이 끝날 때 쯤엔 엉덩이가 으스러질 뻔 했다지요.

 2. 뮤지컬 <오디션>의 줄거리

장소는 밴드 복스팝의 지하 연습실입니다. 밴드 정신으로 무장한 어떤 밴드들과는 다르게 6명의 청춘들은 '즐기며' 밴드를 합니다. 친구인 병태, 준철, 찬희와 남매인 다복이, 초롱이, 그리고 극 중 보컬로 영입되는 선아까지, 이들은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기며 하자'라는 병태의 말처럼,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는 밴드입니다.

월세를 보증금에서 까다까다, -20만원이 되어버린 그들의 지갑은 몸이 않좋고 실어증으로 오해받을만큼 말이 없는 찬희가 기타를 팔아 밴드에 보태기까지 할 정도로 얇습니다. 하지만 "고민은 지나가는 개 사료야."를 연방 외쳐대는 강인하고 털털한 준철의 말처럼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아, 스토리만 보면 이렇게 진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진부하였음에도 감동에 못 이겨 이렇게 후기를 쓰게 만드는 <오디션>의 힘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위가 너무 화사해 얼마나 화창한 날을 걷고 있는 지 깨닫지 못하고 그저 걸어가는 우리 청춘'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이 사소한 감정이입이, 뮤지컬을 완성했습니다.

3. 뮤지컬 <오디션>에서의 특별한 경험

앞에서 말했듯이 전 맨 앞 자리 정중앙에 앉았습니다. 덕분에 좀 특별한 경험을 했죠.

뮤지컬이니만큼 노래도 좋고, 연극을 흥미롭게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한창 극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초롱 님이(?) 무대가 떠나가라 꺄악 소리치며 절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그러면서 "저 아저씨가 내 엉덩이 만졌어"라며 오빠 다복에게 이릅니다. 응?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더군다나 준철은 저에게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아저씨'랍니다. 이거 억울하잖아요. 얼굴이 화끈거려서 혼이 났습니다.

진정하고 극에 다시 집중합니다. 장소는 찜질방입니다. 극 중 밴드 복스팝의 매니저인 초롱이 메모장을 쓰며 고민 중입니다. 응? 그런데 또 절 바라보며 "뭘 봐요?" 랍니다. 연극 보러 갔으니 당연히 당신을 보고 있죠. 지금 원톱이잖아요. 혼자잖아요. 그런데 이어서 말합니다. "아저씨 혹시 나 알지 않아요?" 아, 저도 모르게 당황해서 아니라고 손사래 칩니다. 또 얼굴은 빨개졌겠죠.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받은 피크!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을 마치니 강초록 씨가 저에게 다가와 무언갈 내밉니다. 피크네요. 뒷 면에는 싸인과 이름이 적혀져 있습니다. 연극 보면서는 많이 당황했지만 역시나, 돌이켜 보면 좋은 추억이 됩니다. 강초록 씨 팬카페에 가입까지 했습니다. 절 골탕먹인 대가로 그녀는 팬 하나 얻은 셈이죠.



 4. 뮤지컬 <오디션>의 OST

2008년 3월 19일에 발매된 그들의 노래, <뮤지컬 오디션 OST>는 총 10곡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제가 본 1월 1일자 3시 연극의 캐스팅을 살펴볼까요? 같은 노래라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니까요.

 

허규(박병태 역)

 

김승환(최준철 역)

 

이성환(홍다복 역)

 

정찬희(정찬희 역)

 

강초록(홍초록 역)

 

이영윤(김선아 역)


1) 내일을 믿어요
극이 시작하자마자, 조명이 켜지자마자, 모든 출연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입니다. 초반부의 하모니카 선율이 아름다운 곡이죠. <오디션> 전체의 메시지를 한 곡에 담으면 이런 곡이 탄생하려나요? 초롱의 찌르는 듯한 목소리가 강렬히 다가온 노래입니다. 당신은 '어린 시절 꿈꿔왔던 그런 멋진 어른이 되어있나요?

특별한 이유도 거창한 의미도 없어요.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처럼
다음 세상을 내가 만들어 내야할 의무도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 특별하고 신선한 감동 감동 감동
그런 감동을 난 느끼고 싶어.

어린 시절 꿈꿔왔떤 그런 멋진 어른이 되어있나요.
유치하고 진지한 그 상상 속에 그린 미래가 지금 당신의 오늘 인가요.
책임과 의무 밑음과 역할이 생겼죠. 그렇게 점점 잊혀가죠.

내가 떠나온 곳도 함께 바라본 곳도 이제 기억의 조각이 되어 멀어지고
그냥 가끔은 이유없이 하늘을 봐요.
원치 않는 중국제 황사가 덮히고 하늘에선 산성의 비가 내려도
어김없이 모든 건 지나가죠.
정해진 건 오직 한 가지.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는 것.
나머진 모두 잊어요. 중요하지 않아요. 내일을 믿어요.


2) 내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ver.1
병태의 나직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던 곡입니다. '어색하고 서툰 연주'가 점점 나아짐에도, 앞을 알 수 없는 우리 청춘의 답답함이 녹아 있습니다. 내 꿈의 엔진이라니,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요.

그 때가 생각나. 이곳에 처음 모이던 날.
그 어색하고 서툰 연주가 내 귓가에 들려.
시간은 많이 흐르고 연주는 점점 나아지겠지만
아직 보이지도 않는 꿈들을 우린 만나게 될까.

누구도 알 순 없겠지.
아이는 꿈을 좇아 어른이 되고
조금씩 잊혀져 가지 우리가 떠나온 그곳.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식어 버리기 전에
이제는 만나고 싶어 다른 내일을

3)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행동지침
극 중 선아가 밴드 복스팝에 영입되기 전에 라이브 가수로써 부르던 노래. 그녀의 울듯한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 가사는 누가 썼는지 정말... 이별한 사람들에게 가슴 저릿한 기억을 끄집어 내게끔 합니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요. 그 사람과 함께 웃어요
지나간 시간이 잊혀지도록 밤새 술을 마셔요
조금 독한 술이 좋아요. 그 사람 꿈을 꾸지 않도록
되도록 혹자 있지 마세요. 그 얼굴이 떠올라요.

하지만 아무 소용 없어요. 이제는 나도 알게 된거죠.
우리가 함께 봤던 그 비가 오늘도 그 날처럼 내리는 걸요.

4) 고기예찬
준철의 고기사랑이 돋보이던 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 동작들이란!

5) 자기반성

6) 루닉 No.3
내가 괜히 이 행성에 있는 것 같지가 않은 걸, 이라는 가사의 울림이 대단했던 노래입니다.

어쩌면 정말 굉장한 일이 내게도 왠지 생길 것만 같아
난 내가 괜히 이 행성에 있는 것 같지가 않은 걸

난 내일을 생각해X3
정해진 건 없어 초조해 하지마 더 재미있어 질거야

담배는 점점 더 비싸지고 밖에는 왠지 나가기가 싫어
이제는 내겐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지가 않은 걸


7) 회기동
극 중 병태가 새로 쓴 곡이라며 멤버들에게 들려준 곡입니다.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행동지침'을 불렀던 선아와의 연결고리를 완성시킨 곡이죠. '자신의 노래를 부르던 사람의 눈은 다르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이 모퉁일 지나 조금 더 걸어요. 골목길 가로등 아직 켜졌네요.
모든 건 그대로인데 너만 없을 뿐인데.
이 거리 어디에 그대가 있겠죠. 소리쳐 부르면 들릴지도 모르죠.
하지만 소용없는데 더 초라해지는데
여기서 우린 끝인건가요. 그대의 마음 속엔 내가 없나요.

나 혼자 얘길하고 또 혼자 술에 취해 밤새워 걸어요.
수없이 걷던 이 길을 난 나를 잃어버려요. 미쳐가요.

왜 나를 떠나나요. 차라리 죽어버려.
영원히 떠나요. 이렇게 살 순 없어요. 난 나를 잃어버려요. 미쳐가요.

8) 돌고래
9) 소중한 사람
10) 내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ver.2

 5. 총평

무엇에 빠졌나요?
어떤 일에 헤어나오지 못할 열정을 느끼나요?
아니면 지금 무슨 일을 해야될 지 모르겠나요?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아 힘드나요? 
뮤지컬 <오디션>을 보세요.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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