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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탈 이야기 Vol.3 [리뷰] 리쌍 6집 Hexagonal.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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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탈 이야기 Vol.3 [리뷰] 리쌍 6집 Hexagonal.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 12:35


  앨범리뷰를 쓰려고 할때 굉장히 고민했던게, 예전처럼 쉽게 음악을 올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말로 해도 잘 전달이 될지 몰라서 쓸지 말지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번 엘범에서 보이는 리쌍의 스타일 변화가 크고, 실험적인 곡들도 눈에 띄어서, 그것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말을 해 보려 합니다. 어쩌면 앨범 리뷰가 아니라 각각의 곡 리뷰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앨범자켓으로 시작하죠!

리쌍 6집. 힙플 인터뷰에서 보면, 이제 리쌍도 상당히 안정적인 자리에 잡혔고, 기하학적 구조중에 육각형이 가장 안정적인 구조라고 해서 이 앨범자켓을 구상했다고 하더라구요. 리쌍도 허니패밀리 시절부터 하면 10년차인데. 모르긴 몰라도 이런저런일 굉장히 많았을 것 같아요.

음악 외적인 요소야
저 오른쪽 저 무게있는(!!)남자가
길너스가 되었다는 것 정도?
그래서
뭔가 잘 되었다는 정도?

길이 방송 나올때부터 항상 말했던게, "음악에 관해서 나의 진지함은 변한 게 없다"라고 말을 해서, 특히나 이번 앨범의 결과물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리쌍은 사실 분업이 굉장히 잘 되있는 듀오로 그들만의 색깔을 잘 만들어 냅니다. 길이 프로듀싱과 훅을 맡고, 개리가 랩을 맡죠. 다른 대분의 듀오, 다듀/TBNY/배치기/가리온 등이 둘다 랩을 하며 콜라보를 만드는 것과 대조적이죠. 여기서 홀로 랩을 맡은 개리가 스타일을 확 바꾸면 정말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죠. 이번 엘범이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이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존에 래핑이 뭔가 비트위에서 '날아다니는'느낌으로, 그러니까 뭔가 비트 안에서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꽉꽉 담으려고 강렬한 래핑을 했다면, 이젠 뭔가 여유를 갖고 비트 위를 '수놓는' 것 같아요. 이게 재밌는 곡이나 슬픈 곡에서 다 잘 어울리게 래핑을 해서 더더욱 뛰어난 것 같아요.

특히나 피쳐링진은 주시할 만한 많은 아티스트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재즈/포크/락 등의 기반 위에서 랩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시도였던 것 같아요. 결과물도 상당히 만족스럽구요. 부산스럽다는 평도 있을 수 있지만, 리쌍 스타일로 잘 녹여 낸 것 같아서 저는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이상 전체적인 앨범평이었고요, 아래부터는 하나 하나 소개 해볼까 해요. 헤못남 헤못여는 뺄게요 ㅎㅎSkit은 재밌는 것만 올렸어요 ㅎ

02. 우리 지금 만나(Feat. 장기하와 얼굴들) Produced by 길, 장기하.
이건 장기하와 얼굴들 곡에 리쌍이 피쳐링한게 아닐까 할 정도로, 굉장히 장기하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길이 당장 만나자고, 음악 같이 하자고 연락하니 카페에서 만나서, 곡명을 뭐할지 이야기하다 보니 "지금 당장 만나자고 했으니 우리 지금 만나"로 했다는 장난같은 인터뷰를 어디서 본 기억이 납니다만,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여기서 길은 진지길모드가 아니라 예능길모드인데, 훨씬 어울립니다. 예능 이미지가 도움이 됐던 단 하나의 곡이랄까요 ㅋㅋ. 여자친구 몰래 나이트가서 놀다 여친의 친구에게 걸려서 변명하려는 내용인데, 듣고 있으면 웃음이 번집니다. "자꾸 뭘 걸어? 엄마를 어떻게 걸어? 말 막하지 말어"라고 하는 리릭은 아직도 귀에 걸리네요

04. Carousel(Feat. 이적)
회전목마라는 단어죠, 곡의 내용 전체도 내가 당신이 있을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아끼지 않다가 사라지니, 내가 사랑하고 싶어도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첫 부분의 이적의 hook과 개리의 verse 1에서 바로 나쁜남자 이야기지만 굉장히 처량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verse 2에서 불쌍함은 절정에 이르릅니다. 삶도 망치고 가슴이 쓰리고 밤새도록 술마셔도 니가 보고 싶다.. 그러다 verse 3에서 거의 원망과 분노에 가까워져버리죠. 처음엔 헛웃음마져 나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리릭은 옮길게요 : )
verse 3) 그리곤 끝이 나는데, 마지막 이적의 한숨소리가 참 많은 걸 내포하는 것 같아요. 아쉬움, 씁쓸한 슬픔, 애증...

05. 변해가네 (Feat. 정인)
이곡의 시작부의 Back with  legendary poem이라는게 구라가 아닙니다. 이번 리쌍 앨범은 정말 개인적으론 09년 뭅먼 앨범 중 제일 좋네요. 이 곡은 To Leessang 과 비슷한 맥락의 곡이지만, To Leessang 은 자신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보이고, 이 곡은 좀 더 주변의 환경들에 대해 말하는 내용으로 보이네요. 정상의 자리에 오른 후에 보니,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충고를 하고, 뒤쳐진 퇴물로 자격지심을 갖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개리의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고, 참 씁쓸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가는게 대단해 보여요.

06. 부서진 동네(Feat. Lucid Fall) Produced by Lucid Fall.
전 사실 루시드 폴은 잘 몰랐는데, 이 곡에서 괜찮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라구요. 뛰어난 화학도에서 음악의 길을 선택해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인데, '한국형 포크의 부활', '노래하는 음유시인' 등으로 불리죠. 이번 곡만 해도 굉장히 색깔이 분명한 곡이에요. 맑고 깨끗한 기타소리와, 관악기의 멜로디가 흘러 나오는데, 개리의 래핑이 얹어지죠.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한마디. "이 세상이 아름답다... 나만 빼고." 도시속 재개발 이야기를 색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회적 문제로써가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으로써 이야기하는데, 용산 참사가 다시금 생각나게 하더라구요. 이 맑은 곡에 이렇게 암울한 가사가 얹어져도 오묘히 조화되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개리의 스타일 변화가 정말 명확히 보이는 곡 중 하나라고 생각되요. 이 곡에서 다시금 RaP이 Rhyme and Poem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이야기가 공감이 가요. 물론 랩에서 라임이 전부도 아니지만, 여기서 루시드 폴은 시를 말하는 듯 하지만, 개리는 확실히 랩을 하니까요.

누가 힙합을 저질음악, 쓰레기라고 했는가. 이런 수준높은 곡들이 어느 분야에서 나온다고!

07. 일터(Feat. Bizzy)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된 곡이죠. 개리가 누군가의 자서전을 읽고선 적나라한 묘사에 충격을 받고, "이렇게 표현하는게 뭐 어때서?"라는 말에 만든 곡이라고 하더군요. 버트런트 러셀 자서전도 그러하던데. 다른 분이였던 것 같아요! 래퍼로써 방안에서 랩 만들던 기억을 다룬 내용이에요.

08. Journey(Feat. Casker) Produced by 길 & Casker
목소리가 굉장히 특이하셔요! 전체적인 곡 분위기는 부서진 동네처럼 맑고 밝은 느낌이긴 한데, 보컬이 좀 더 청량한 느낌이 나고 무게감이 덜해서 곡 분위기에 굉장히 잘 어울려요. 사실 예능길 모습 때문에 이곡에선 뭐 웃기만 했어요. 좀 전체적으로 집중이 덜되는 느낌이긴 했어요.

09. Dying Freedom(Feat. 김바다) Produced by 김바다
김바다님이 시나위의 보컬이었다! 그리고 몇몇 곡들만 알던 터라, 어떤 곡이 나올지 궁금했었어요. 게다가 제목이 Dying Freedom이라... 잡혀가진 않을까 잠시 고민했는데. 그래도 '투정'정도로만 끝나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또 쓸 이야기지만, "소리쳐 봐도 기적 따윈 없어"라는 리릭에서, 기적 // 기척 으로 들리지 않나요? 근데 두 단어 모두 뜻이 맞죠? 다듀가 저런걸 재밌게 잘씁니다 ㅎㅎ. 내용이야 제목 그대로!

10. Skit 벌칙- Perfomanced by 김제동
웃겨요 ㅋㅋ 길과 제동의 이마때리깁니다. 전체 앨범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입담이 리얼해서 들을 만 해요

11. 운명(Feat. Malo) Produced by 길 & Loptimist
말로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기 보단 곡 하나 보고 가죠.
출처: http://blog.naver.com/esthero?Redirect=Log&logNo=20072199266
미칠듯한 Scat. 곡의 대부분이 스캣 ㅋㅋ 저같은 재즈 허접 리스너라도 저게 대단해 보이긴 하던데.
이 곡에서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잘 느낄 수 있어요. 개리의 고백도 참 충격적인데, 리릭을 옮기죠.
Verse 3)

모두 저리 가라는게 정말 딱 상상이 되는게, 고개 푹 숙이고 걸터앉아서 한 손으로 머릴 부여잡고 다른 손으로 저리 가라고 귀찮다고, 꼴뵈기 싫다고 내젓는게 보이네요. 저만 그런가요 ;ㅅ;

12. Canvas( Feat. Tiger JK, Dynamic Duo, Bizzy) Produced by 길 & Double Dragon
뭅먼 한가족끼리 만든 곡이죠, 다들 주제는 음악 열심히 해서 어려웠던 것 이기고 지금 잘 살고 또 열심히 산다. 이런 내용인데, 솔직히 많이 꽂힌 곡은 아니었어요. 이상하게..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던 곡. 다른 곡들이 너무 좋아서 그런가; 특히 개코 verse는 좀 실망스러웠어요/ 왠일로 개코님이... 입대 전이라 바빴나.

13. Run (Feat. YB)

이건 원래 윤밴 타이틀 쓰려 했던 곡이었다 하더라구요. 무도에서 만난 연을이어 하게 된 듯 한데. 시너지 좋았어요. 개리 특유의 래핑과 속도감있는 곡이 잘 어울렸던 곡.  뭔가 개리의 교주삘 랩이 정말 어울렸어요.


14. To Leessang
리쌍 6집에는 정말 피쳐링이 없을 만한 곡 하나 빼고는 모든 곡에 피쳐링이 있습니다. 단 하나 피쳐링이 없는 그 곡이 바로 To Leesang인데요, 그건 자신들에게 초심에 대해서 말하는 그런 내용이라, 사실 피쳐링이 필요 없는 곡이죠.

16. 내 몸은 너를 지웠다 (Feat. Enzo.B)
여기서 Feat.하신 Enzo.B를 발음해보시면 멸치 라는 뜻의 anchovy와 닮았죠. 박정아의 애칭이라네요 ㅎ; 내용은 조금 헤어지고 이별하고 그런 내용인데, 조금 야한 내용이기도 하고요. 음악적으로 잘 일하는 모습 보면 정말 잘 어울려요. 이 곡은 제목대로 정말 포스가 있어요. 리릭을 옮겨드리면서 평을 끝낼게요.
Lylic)

가사들 출처는 힙플이고요, 사진은 구글링!입니다.
이상 포스팅을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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