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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도, 개념도 없는 NBA 팀 소개 (4) - Philadelphia 76er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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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도, 개념도 없는 NBA 팀 소개 (4) - Philadelphia 76ers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27. 04:07

네 번째 이야기해 볼 팀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입니다. 농구팬이기 이전에도, 혹은 농구팬이 아니시더라도 필라델피아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한 번 이상씩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정도로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이며, 따라서 시장의 규모도 대단한 곳입니다. 빅 마켓이라는 이점은 대형FA를 영입하고자 할 때 타 팀에 비해서 무형의 어드벤티지를 가질 수 있으며, 대도시로 가고싶다고 땡깡부리는 신인들도 간혹 등장합니다. 또 십대 시절의 Kobe Bryant처럼 리그의 스타로 발돋움하는데도 미디어와 팬들의 많은 관심이 필수불가결하므로, 대체적으로 빅 마켓을 가진 팀들은 어느정도의 성적은 유지해주는게 보통입니다.



왜 시작부터 필라델피아 얘기는 접어두고 마켓얘기를 늘어놓았느냐면, 이러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도 소위 병맛운영을 하여 우승은 커녕 팀을 수 년째 말아먹는 구단들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필라델피아를 여기에 포함하자면 너무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삽질계약을 꾸준히 체결해주시는 점으로 보면 또 팬입장에서는 속터지기도 합니다. 아무튼 손꼽히는 빅 마켓이라는 좋은 조건에서 어떻게 팀을 꾸려나갔기에 힘든 세월을 견뎌내야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고대(80년대초.중반이나, 혹은 그 이전을 말합니다 ^^;;) 의 필라델피아에는 Julius Erving, Moses Malone, Wilt Chamberlain이라는 거물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NBA의 라이벌이었던 ABA에서 MVP를 수상하고 ABA 합병 후에 NBA에 등장했던 포워드 Erving은 그 특유의 폭발적인 운동신경으로 Michael Cooper를 비롯한 리그의 수많은 에이스 스타퍼들을 울리고 자신의 명성을 쌓았습니다. 먼 거리에서 도약하여 긴 팔로 림을 향한 후에 손가락을 살짝 굴려서 공을 올려놓는 핑거롤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였으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뛰어난 드리블 실력으로 돌파에 강점을 두는 선수였지만, 그렇다고 생각보다 외곽슛이 약했던 선수도 아니었습니다. Erving은 필라델피아에서 시즌 MVP도 수상하고, 우승컵도 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1993년, 명예의 전당에 위촉되었습니다.


Moses Malone은 Erving과 동시대에 같이 뛰었으며, 6-10  (208cm정도)의, 센터로서는 우월하다고 보기 어려운 신장으로 당대의 골밑을 장악했던 괴물센터였습니다. 리바운드왕을 6회나 차지하고, 시즌MVP도 3회나 수상했습니다. 공격리바운드가 특히나 대단했는데, 역대 공격리바운드 갯수 1위는 이 Moses Malone이 보유한 기록입니다. 그 역시 너무나도 당연한 Hall of Famer입니다.


Wilt Chamberlain, 이 선수야말로 진정한 괴물입니다. 한 경기 100득점, 한 경기 55리바운드, 시즌 평균 50.4득점에 시즌내내 48.5분을 출장한 경험도 있으며 득점왕도, 리바운드왕도, 어시스트왕도 해 본 센터가 바로 이 선수입니다. 당시로는 믿을 수 없는 7피트의 신장에 놀랍도록 정교한 페이더웨이슛을 잘 구사했으며, 위에서 살짝 언급한 핑거롤도 대단한 수준이었습니다. 블락샷이 집계되지 않던 시절에도 경기당 8~9개의 블락샷을 직접 해내고, 리바운드도 20~30개는 가뿐히 잡아주는 그야말로 Unmeasureable한 우주초사이언괴물이었습니다. (Chamberlain의 커리어 평균 리바운드 수치가 22.9개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4년을 머물렀는데, 이 기간중 3연속 MVP를 수상했습니다.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쓰기는 썼지만, 사실 저도 녹화된 것 외에 직접 경기를 본 적이 없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디테일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그럼 이제 조금 감이 오는 90년대 이후의 필라델피아를 한 번 돌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의 팀 운영은 나무랄데 없었네요. 레전드급 선수들도 많이 거쳐갔으며, MVP와 우승컵은 무슨 리그에 필라델피아만 있었던양 싸그리 다 긁어왔습니다. 하지만 90년대의 필라델피아는 암흑기를 맞이했고, 마침내 고대하던 드래프트 1번픽을 96년도에 건져냈습니다! 그들의 선택은 Georgetown대학 최고의 득점기계 Allen Iverson!


Iverson의 리그 입성기는 너무나 센세이셔널해서, 다시 말하자면 입만 아플 지경입니다. Jordan을 크로스오버로 제쳐서 득점을 하고, 40득점경기를 연속으로 보여주는 등 입벌어지는 모습들을 보이고, 시즌 평균으로 23.5득점정도를 올렸습니다. 당연히 신인왕은 그의 것이었고, Iverson의 넘치는 패션감각을 따라하는 팬들이 무수히 생겨났습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콘로우 헤어는 농구인들의 멋스러운 스타일로 자리매김하였고, Iverson의 유니폼도 불나게 팔려나갔습니다.



http://www.askmen.com/women/galleries/men/peter-jennings/picture-2.html



필라델피아는 탈신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Iverson과 전년도에 뽑은 Jerry Stackhouse의 쌍포를 앞세워서 팀을 꾸려나갔습니다. 하지만 많은 볼 소유 + 저야투율 + 다득점을 카테고리로 한 둘의 게임 스타일은 팀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데에 자꾸만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결국 콤비는 3년만에 해체되었고, 팀은 이제 Iverson만 바라보고 한발자국씩 전진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몇년 지나지 않아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코어러로 성장합니다. 팀에는 Eric Snow, Raja Bell을 비롯해서 한가닥 한다는 수비수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Iverson에게는 48분 내내 상대팀에 융단폭격을 날리는 임무가 하달되었습니다. 그리고 01년, 팀의 마지막 조각으로 Mountain, Dikembe Mutombo가 입단합니다.



http://bucketnotes.net/tag/allen-iverson/



통산 4회의 Defensive Player of the Year에 빛나는 콩고 출신의 Mutombo는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를 갖춘 센터였으며, 이해에 시즌MVP와 득점왕, 스틸왕을 싹쓸이한 Iverson과 함께 콤비를 이루기에 넘치도록 충분한 실력과 너무나도 딱 맞는 궁합을 갖춘 선수였습니다. 둘이 이끄는 76ers는 거침없이 동부 플레이오프를 휘저었고, Iverson은 스무군데가 넘는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팀을 결국 파이널까지 이끌었습니다. 상대는 서부 플레이오프를 무자비한 무패행진으로 마쳐버린 Shaquille O'Neal과 Kobe Bryant의 Lakers Dynasty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홈-코트 어드벤티지까지 내주고, 컨퍼런스 파이널을 7차전까지 모두 치르고 올라와 기진맥진한 식서스가 무패행진의 레이커스를 상대로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것도 상대의 홈 코트, Staples Center에서.


LA에서 가진 1차전에서, Iverson은 48점을 몰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그와 식서스의 투혼에 무패를 달리던 레이커스도 한 수 접어줘야만 했던 것입니다.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리쳤습니다.


결국 시리즈는 LA에게 내주고 말았지만, 01년도에 Iverson이 보여준 투혼은 세계의 팬들에게 Passion의 정의를 일깨우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Iverson과 식서스는 로터리픽(우선순위가 아주 높은 픽들로, 복권처럼 공을 뽑아서 팀을 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릅니다)에는 넘치도록 과하고, 플레이오프에서 한 판 벌여보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성적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홀로 여전한 폭격을 보여주었던 Iverson은 내가 보여주는 득점쇼가 아직 더 부족한가 하면 득점왕을 기록해 주었고, 득점왕이 모자란가 하면 한 번 더 차지해보고, 그래도 모자라면 한 번 더 해봐도, 팀은 오히려 추락하는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야심차게 영입한 Chris Webber는 미들슈터가 된 지 오래였고, 팀은 Samuel Dalambert에게 거대계약을 안겨주고, 재정난에 허덕이기 시작합니다. 유망주 Iguodala는 아직 2옵션을 맡기기에는 2%부족했고, Iverson의 효율성 논쟁까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근 15년간 식서스 최고의 스타였던 Iverson이 팀을 떠나 덴버로 이적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필라델피아의 영혼이었던 그도 결국에 반 의도적 버림을 받고 만 것입니다. 그는 새로 이적한 덴버에서 Anthony와 콘로우 듀오를 결성하여 득점행진을 계속합니다.


한편, 필라델피아가 최근 10년간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의 면면들을 살펴보자면, 대단합니다. Samuel Dalambert, Willie Green, Kyle Korver, Andre Iguodala, John Salmons, Rodney Carney, Thaddeus Young, Jrue Holiday 등 대부분이 리그에서 살아남아서 아직까지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요. 하지만 이 중 정말 쓸만한 선수(입증까지 완료된)는 Iguodala, Salmons, Young 정도일까요? 선수를 잘 고르기는 하지만, 정말 필라델피아라는 팀의 리빌딩 코어에 걸맞는 정도의 선수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몇 년간 지속된 '애매한' 성적 때문이겠지요. Young이 스타급 선수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설사 된다 하더라도 아직은 포텐셜덩어리일 뿐입니다. Salmons는 팔아치웠고, Iguodala는 팔아치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애매한 리빌딩 진도를 타파해보고자 할 때 필요한 장기계약으로 선택된 Samuel Dalambert와 Elton Brand는 팀을 시궁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뽑은 Holiday가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요.


전설로 기억될 '고대'필라델피아의 모습들에 비추어볼 때, 현시대 식서스의 모습은 너무 아쉬운 점들이 많습니다. 글이 조금 거칠어지지는 않았나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아무튼 나이스한 십년을 보낸 시카고, 그 이전 십년을 보람차게 보냈고 최근에도 우승배너를 건 보스턴, 2010년을 제대로 노리는 뉴욕처럼 필라델피아도 더 확실한 팀 플랜을 가지고 팀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 소심한 팬심을 담아 한 마디만 더 하자면 Elton Brand가 이 정도로 망가진 건 멍청하게 그를 쓴 감독의 탓이 큽니다 !!!



http://hunt4freebies.com/2009/10/30/free-philadelphia-sixers-tickets-att-wireless-custo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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