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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축지법 - 송치복: 카피라이터와 작가 사이

탓치 2010. 1. 10. 21:07

성공의 축지법을 읽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하 150미터 암반천연수로 만든 맥주'
'OK! SK!'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라는 글귀들로 유명한, 그리고 정권에서의 약자였던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이 되게끔 공헌한 한 사람으로도 알려진 송치복 씨의 책, <성공의 축지법>입니다.

성공의 축지법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송치복 (부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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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실망이었습니다. 감상평을 단 한 줄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이 평하겠습니다.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와의 차별을 꾀하였으나, 카피라이터로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미완성의 도서
너무 박하다구요? 하지만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저는 '카피라이터'라는 이름을 걸로 나왔으니만큼 (표지에도 버젓이 적혀있습니다) 범인을 뛰어넘는 어떤 통찰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건질 건 그다지 없더군요.

50세가 되었음에도 속은 자라지 않아 소년으로 남아 있다, 는 독특한 글귀로 시작해서 흥미진진하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린아이의 감성을 가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50소년'이라고 자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자신감은 놀라웠고 새로웠습니다. 누군가 앞에서 떳떳이 나는 세상을 어리게 산다! 라고 당당히 말해본 적이 없으니 말이죠.

어리게 산다는 말에 대해 잠깐만 논하고 넘어가볼까요. 사실 과거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경제 관념, 금융 상식이 없으면 바보 취급을 받는 현대 사회에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전자음이 아니라 가끔은 클래식을 듣고 싶고, 화려한 행위 예술이 아닌 단순한 색채의 풍경화가 그리운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독촉하는 세상에 지친 탓도 있지요. 이런 세상에서 어린 아이의 마음가짐로 (그것도 50세를 넘은 분이!) 살아가고 있다면 그 사실 자체로도 놀라운 일입니다.

다시 책으로 넘어와서, 놀라움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50소년의 여행과 깨달음을 다루고 있는데, 사실 너무 평이하기 그지 없어서 하품만 나오더군요. 물론 대화 형식으로 '무지한 독자'를 '깨달음의 경지'로 이끌고자 하는 정성은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뜬금없이 나오는 '좋은 글귀'들과 '풀이'들은 책의 맥을 뚝뚝 끊어 놓았고 (아무리 작가가 그 단원에 어울리고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적어두었다 해도) 오히려 책의 분량을 늘이고자 삽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카피라이터와 작가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서 쓰여진 책입니다, <성공의 축지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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